지리산 동부능선
- 설 악 -
1. 대 상 산 : 지리산 동부능선(밤머리재에서 중산리까지)
2. 날 짜 : 2004. 5. 29~30
3. 인 원 : 바람, 둘리, 풍류, 짱구, 선자, 섬지, 바다, 뚜껑. 슬비, 설악
4. 날 씨 : 토-맑음, 일-비(무지 많이내렸음, 안떠내려간 것이 다행임)
5. 교 통 : 자가용, 대중교통
6. 소 재 지 : 경남 산청, 진주
7. 산행보고
지리산!!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고, 왠지 모를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엄마의 품처럼 포근하다가도, 어느새 굶주린 한 마리의 맹수처럼 두 발톱을 치켜세워 매서움을 느끼게도 하는 것이 지리산이다.
나는 그런 지리산이 그립고 두럽다.
2년전 여름휴가였다.
둘리, 샤인이 이렇게 3명은 지리산 태극종주를 하자고 뭉쳤고, 덕두봉부터 시작하여 3박4일동안 지리산을 밟았고 마지막 남은 동부능선은 둘리 혼자 보내고 백무동으로 내려왔다..
그후 난 동부능선에 대한 그리움과 신비스러움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리고 올해 어느날 둘리와 단청이가 동부능선 빡시게 하자고 한다. 그렇게 가고싶었던 동부능선이기에 간다고 쉽게 승낙은 했지만 왠지 모를 두러움이 앞선다.
아니 두러움보다는 체력이 과연 바쳐줄까가 의문이였다..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동부능선에 대한 어떠한 두러움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5. 29일 (토요일)
12시쯤에 계장한테 말을 하고 일찍 사무실을 나왔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산청가는 버스가 있어 13시30분에 있어 부랴부랴 남부터미널로 향한다. 그런데 산청가는 버스표를 달라하니깐 표는 매진되었단다. 그후 버스는 15시30분.. 2시간을 기다릴수 없어 함양가는 13시15분 버스를 겨우 타고 한숨 잠을 잔다...
한숨자고 혼자 동부능선에 대해서 눈으로 그려보는데 운전기사님이 말씀하신다. 함양가시는 분은 내리라면서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태워주신단다. 거창을 들리면 한시간 더 걸리니깐 바로 함양가는 버스를 태워주신다고 한다. (그래서 한시간 단축) 함양에 도착해서 진주가는 버스를 타고 산청에서 내리니 풍류가 먼저와서 기다린다. 산청에선 슬비만 오면 우리 3명은 바로 밤머리재로 먼저 들어가서 밥을 해놓고 기다리마 하고 슬비를 기다린다.
밤머리재로 가는 길을 쉽게 찾지 못했다. 우리의 풍류 지도책 한개만 보고 산청에서 가깝다고 하면서 룰루~랄라~ 하면서 가다가 “이 길이 아닌가벼~~” 하면서 밭에서 일하시는 아저씨께 여쭤보니 신세계콘도 그쪽으로 가라고 하신다.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고 다시 밤머리재로 가는데 미래형님의 전화시다. 잘 가고 있냐는..ㅋㅋㅋㅋ.. 그래서 형님도 오시라고 하니깐 맘은 가고싶다고 하시면서..(아무래도 좀더 땡겼음 오셨을 것 같다..^_____________^)
밤머리재는 아직 공사중이라 간이화장실이 있고 땅만 다져져있다. 그곳에 텐트를 치고 양념해간 고기와 반주로 한잔하고 너무 많이 마시면 내일 산행이 부담스러워 후발대가 올때까지 누워있고, 슬비와 풍류는 후발대 올때까지 쇠주 4명을 깐다. 난? 난 자재했쥐~ 11시가 조금 넘어서인지.. 후발대가 왔다. 막 잠이 들었는데 어찌 그냥 잘수가 있단 말인가. 인사를 하고 맥주 몇잔 마시고 잠을 청해본다. 짱구는 바쁘다는 녀석이 혼자 쭐래쭐래 왔다. ㅋㅋㅋ
후라이를 치고 자는데 이슬이 너무 많이 내려서 얼굴이며 침낭이며..뚝뚝..떨어진다... 이럴줄 알았음 풍류텐트를 비집고 들어가서 자는건데..아휴..아까비~~~ 눅눅하고.... 새벽 3시30분. 여러곳에서 알람이 울린다. 일어나야 하는데 자꾸 몸이 누워진다. 더 자고 싶은데... 4시가 출발이면 30분만에 준비완료 해야하는데 안된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고 해놓은 밥은 비닐팩에 넣고. 김치넣고..식수 구해서 배낭에 챙겨 놓고 그리고...출발이다..
새벽 4시50분쯤 밤머리재에서 전체 기념사진을 찍고 왕등재를 향한다. 첫판부터 고바위다. 아휴..숨은 차고 캄캄하고 이슬은 내려서 바지단은 벌써 축축하다. 선두를 앞으로 보내고 혼자만의 산행을 한다. 힘들다. 종아리를 자꾸만 땡겨서 좀 쉬었다 가란다. ^__________^
어느새인가 날을 밝았고 렌턴은 배낭에 넣고 산행은 한다. 날씨가 개인 듯 하다가 이슬방울이 떨어진다. 약간은 시원하다란 생각을 하는데 이슬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빗방울이였다. 배낭을 커버를 씌우고 약간의 간식을 먹고 출발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가끔씩 지리산의 속살을 볼수 있을정도였고 바람이 불면 금방이라도 가스가 개일 것 같았으니깐... ㅠ.ㅠ
그런데 아니였다. 그때부터 시작이였다. 금방이라도 가스가 개일 것 같았던 것은 나만의 착각이였고 빗방울의 굵기는 점점 더 굵어진다. 물론 후미다.
왕등재습지에 도착하니 선두가 라면을 끓이고 있고, 모두가 물에 빠진 생쥐꼴이다. ^^;;
라면에 밥을 말아서 먹고 간식을 먹고...물론 그전에 속옷까지 모두 젖어서 무척이나 꿀꿀한 상태다. 그래도 좋다고 몇 명은 습지를 배경으로 한방날리고.^^;;
새재삼거리쯤이라고 하는데 사실 난 기억이 없다. 단지 옆으로 빨간색지붕이 보이는 건물이 보인다. 내려가고 싶은 욕망이다. 그래서 쉬는 틈을 이용해. 난 “새재로 갈게..나 때문에 너무 늦어지는 것 같어” 그랬더니 새재로 가면 대원사로 하산이란다.. 예전에 대원사로 하산하면서 너무 고생했던 기억에..그럼 그냥 간다고 했다. 그냥 한번 가보자였다. 힘들어도 가보자였다.. 어차피 한번쯤 해야 하는 동부능선이기에..그리고 나 때문에 이코스를 잡았는데 내가 안하면 많이 속상할 것 같은 생각에서다.. ^^;;
하지만 전망바위까지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 잠은 자꾸만 쏟아지고 걸으면서 눈이 감긴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나 대신 걸어주는 것은 아니다. 체력이 떨어졌는지 자꾸만 졸음만 온다. 잠깐쉬는데 눈이 저절로 감긴다. “왜 왔을까?? 그냥 중간에 새재로 탈출할까??” 어려가지 생각이 든다. 계속 오르막이고,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그렇게 전망바위까지 왔는데 사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머리는 텅빈상태로 전망바위까지 왔다. 간식을 먹은데 그 맛이란 정말 꿀맛이다. 꿀을 살짝얻는듯한 맛.
전망바위에서 독바위양지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은 듯했다. 독바위를 보고 다시 왔던 길로 와야 한다기에 그냥 가자는 사람과 그래도 보자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언제 다시 이곳에 오나 싶어 모두 독바위를 보기루 했다. 물론 전망은 좋지 않았다. 비가 와서 가스로 덮어버린 지리산이라 전망은 없었지만 올라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 때문에 바위가 좀 미끄러워서 좀 그랬지만.. 뚜껑이가 잘 받쳐줬다.(뚜껑이~~ 담에 또 봄세...)
내 기억으론 독바위에서 쑥밭재는 어딘지 모르고 바로 국골4거리에 온 것 같다. 왜냐면 국골4거리의 표지판이 보였기 때문이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예전의 기억도 나고 국골도 만만치 않은 하신갈이였다는 기억이 새삼 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
이곳에서 따뜻한 커피한잔을 마시고 바로 출발하다. 사실 밑에서 너무 힘들어서 간식거리를 하고 잠깐 쉈기 때문에 더 쉴수가 없었다. *^^*
국골이 지났으니 조금 있으면 초암릉이란 생각이 들었다.
초암릉.. 정말 이쁜이름을 갖고 있는 능선이다. 한겨울엔 이 이쁜이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사람들을 빡신산행으로 만들어 버리는 초암릉...
그래도 난 이 초암릉을 잊을수가 없다. 그냥 이름만 들어도 가슴설레는 능선이다.
초암릉선을 지나면 하봉헬기장이다. 올 3월에 왔던 헬기장. 그리고 그곳에서의 아름다운 추억. 너무도 즐겁고 재미있던 추억이기에 혼자 지나면서 미소를 지어본다..
하봉을 지나면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치밭목 산장과 천왕봉의 갈림길이 나오고 그리고 계속 오르막이다. 그래도 알고 있는 길이라. 이 바위도 기억나고. 이나무도 나의 기억속에 있는 것 같고. 너무도 반가움에 혼잣말로 “반갑네요... 절 기억하시죠!! 지난 설연휴에 이곳을 지났잖습니까~” 하면서 그렇게 걸었다. ^^;;
중봉을 지나면선 곧 천왕봉이란 생각에 그리고 선두가 많이 추울거란 생각에 발걸음은 조금은 빨라진다. 천왕봉은 우리팀 말고 몇 명의 팀들이 더 있었다. 선두는 너무 추워서 입술이 파래졌다. 12시간 만에 도착한 천왕봉이다.
“형님들은 국골4거리까지만 와서 너희는 대단한 녀석들이다. 그러니깐 무리하지 말고 국골4거리까만 와라”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우린 천왕봉까지 왔다. 너무 기분이 좋았고 12시간만에 왔지만 그래도 못올 것 같았던 천왕봉에 왔다.
둘리녀석이 그런다. “설악아~ 천왕봉이다. 잘했다.” 그말에 가슴한쪽이 뭉클함이 쏟는다. 그리고 함께한 우리팀 9명에게 정말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맘이 든다. ^^;;
하산길은 중산리다. 중산리가 하산코스가 제일 빠른코스이기 때문이다. 27살 때 처음 지리산을 백무동으로 해서 중산리로 하산했던 기억이 있는데 가물가물 하다. 그땐 매표소까지 무척 빨리 내려간 기억 밖에 없다. 물론 급경사라 조심해야 했지만 법계사까지 무척 빨리 내려온 기억 밖에 없다. 그래서 쉽게 내려올줄 알았는데 아니다. 법계사까지만 기억이 났고 그 이후엔 아무련 기억이 없었다. 그리고 법계사후로 무척 멀었고 지루했다. 지겨운 계단길이였다. ^___________^
매표소까지 하산한 시간은 19시 40분쯤에 매표소에 도착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신발을 벗어본다. 발은 띵띵부었고 몰골이 정말 말이 아니다. 춥고 배도고프고.. 선자, 둘리, 나, 슬비. 모두 장난아니였다. 근데 바다는 바람형이랑 같이 내려오는데 통 소식이 없다.
짱구, 섬지, 뚜껑이, 풍류는 자를 가지려 가고 우리는 기다리면서 동동주에 파전을 먹고. 기다리는 동안 닭도리탕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바다는 오지않는다. 그리고 한참후에 도착했다.
그렇게 15시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정말 지루하고 힘든 산행이였지만 나의 머릿속에 아니 나의 한쪽 가슴속에 동부능선을 담아 본다.
바람형..
고생 많았어요.. 맡형으로 형의 듬직함이 있어 우리가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 같아요.
끝까지 바다를 챙겨주시고..형이 있었기에 안심했어요..
담에 웅석봉 가시는거죠!!!
둘리한테 정말 뭐라고 고마움을 표현할 수가 없다. 그냥 고맙다는 말밖에..
그녀석 발목도 좋지 않았을텐데 하나의 흐트러짐도 없이 리더로써 잘 안내해 주었기에
동부능선을 밟아본 것 같다. 정말 고맙다. 둘리야...
동기 짱구..
이녀석은 정말 바람같은 녀석이다. 같이 가자고 할땐 오후에 가봐야 하다고 해놓고선 어느새
혼자 밤머리재까지 온 녀석이다. 짱구야. 너가 있어 편안하게 집에 잘왔다. 고맙고 미안하더라
술한잔 사마..
동기 풍류..
어느새 홀쭉해진 너의 얼굴을 보니..나도 열심이 다여트해야 겠더라.
풍류야 너 알쥐...너가 있어 동부능선이 재미있었다. 7월에 웅석봉도 함께하자...
후배 선자 단청야...
녀석 언제나 어른스럽다니깐. 동기를 만나것에 그렇게 좋아하니...
섬지도 동기가 생겨서 무척 기분좋은 것 같더라..
자슥아..그래도 그렇치...“현경씨~” 푸하하하.... 하여튼 웃긴녀석이라닌깐....
보고 싶다...
처음 봤던 섬지야...
처음 산행했지만 늘 함께한 것처럼 편하고 좋았다..
그리고 운전하느냐고 고생했고..그리고 동기가 그렇게도 좋았냐??
정말 “동기사랑 나라사랑”이더라... 웅석봉도 함께할수 있는거지???
자주 얼굴 보자..
이쁜 슬비..
형~ 저는 술 못해요..그러면서 풍류랑 쇠주 4명을 홀라당 해치운 실력..
그 대단했다. 그리고 담부턴 4시간 이상은 산행 안한다고 했는데 너의 눈빛은..
다음에 이런산행이 있으면 다시 와야 겠다는 눈빛이더라...
슬비야...정말 보고 싶다..
이쁜바다...
정말 고생했다. 너가 있어 포기할 수가 없었다. .
그리고 하산길에 너무 힘들었지? 그래도 담에 또 갈거지?? 너의 눈빛은 그런거였다.
정말 고생했다. 바다야..
그리고 막내 뚜껑이...
뚜껑야... 고생많았다.
독바위에서 했던 너의 말 기억하마...^^;;
막내 같지 않았던 너의 듬직함... 자주 산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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