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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2004년

지리 작은세개골 큰세개골

by 에코 임노욱 2016. 5. 19.

 지리 작은세개골 큰세개골
- 망 가 -

1.산행일시 : 2004년 5월22일(토) ~23일(일)
2.장소  : 지리산 작은세개골,큰세개골
3.코스 : 큰세개골-작은세개골(세부정리중)
4.동행 : 전종신,이철언,임노욱,이쁜은정이. 귀여운선자,멋있는 상종씨, 망가, 등7명
5.시간대별 나눔
6.산행일지


 덜렁 둘만 피크온천장 광장에 남아 있는데 황량하기가 그지없다
 차라도 잇으면 여기저기 휘젓고라도 다녀 볼텐데 짐은 산더미이고
 몸도 무척 지쳐있었다
 뒨전뒨전하는 사이 조금씩 날은 어두워 오고....
 전화를 해보니 아직도 출발 전이란다
 천변 주변에서 어슬렁거려보나 딱이 할일이 마땅치않다
 그럭저럭 시간을 떼우다가 우선 고픈배를 채우자고 사방을 둘러보나 그것도 마땅치 않다
 무엇을 먹기에는 막영자리가 서운하고....
 그렇다고 버텨보자니 배가 너무 고프다
어쩔수 없이 있는장비로 해결을 하자고 합의를하고 둘의 장비를 모아보니
코펠두개 버너두개 남은 밥과 반찬...
그럭저럭 게스와 라면만 있으면 요기는 할것같아 여기저기 둘러보나 눈을 씻고봐도 슈퍼는 없다
할수없이 길을 한참 걸어본다
어딘가엔 있겠지 하는 막연함으로....
한 20여분을 걸으니 작은 슈퍼가 보인다
어설프나마 라면몇개와게스를 하나 사고 적당한 자리를 물색해 보나 그것도 여유치않다
할수없이 도로변에 자리를 잡고 막 버너불을 당기려는데 "따르르릉~ "
"여기 쌍계사 거의 다왔는데요~"한다
상종님차가 언제 비행기로 바뀐거지????
우엑~! 우린 쌍계사 앞에 막 자릴잡고 라면을 끓일 찰라였는데...
할수없이 주섬주섬 다시 베낭을 꾸려보나 다 꾸리기도 전에 일행이 먼저 도착을 한다
정신없이  대충 여기저기 장비를 쑤셔넣고 쫄쫄 굶은채 대성골을 향해 간다
막 먹을려는 의식때문인지 배는 더 심하게 고프다
대성다리를 건너 대성동버스종점에서 초입을 잡고 지리에 든다
늘 하던데로 차옆에서 잘것이라 믿었는데 한시간여를 올라야 막영을 할수 있단다
낮 산행으로 다리도 아파죽겠고 피곤도 한데 더구나 박짐을 지고 한시간반을 간다하니 끔찍하다
억지도 써보고 어린양도 해보고 우겨도 보지만 결국 그런나만 바보되고...
길을 잡아 정신없이 오르기 시작한다
깜깜하여 내뵈는것은 아무것도 없고...
하늘엔 별이 초롱초롱 말할수 없이 근사하다는데 시력이 좋지않은관계로 난 한개도 볼수가 없다
주위는 온통 먹물을 끼엇진듯 깜깜하고 물소리만 우렁찰 뿐이다
몸은 늘어져 죽을맛인데 아직도 갈길은 멀고....
한시간을 걷고나니 신경질이 날려고 한다
몸이 이만저만 부치는게 아니다
고만 털썩 주저앉아 못가겠다고 앙탈이라도 부려보고 싶지만....
은정이도 있고 선자도 있는데 쪽팔리기도 하고.. 하니 울며 겨자먹기로 그저 하는수 밖에...
대성골 마지막 민박집을지나 30분가까이를 오르니 드뎌 비박지란다
베낭을 내던지듯 부려놓고 피곤한몸을 의지해본다
노욱님은 그래도 배가 고프다며 라면을 챙겨 끓여 먹는데 나는 도통 밥생각이없다
머리는 어지럽고 속은 메슥거리고.. 당장 토할것만같다
무척 몸이 부데끼고 있는모양이다
낮산행을 끝내고 온천탕에서 녹작지근하게 몸까지 풀었으니 폭신하게 자야 마땅 했을것을
비박짐을 메고 시간반 가까이를 쉴세없이 올랐으니 무리일밖에..
노욱님이랑 만복대님이 먹고 남은 라면 국물에 밥한술을 말아 서럽게 입안으로 밀어넣어본다
여러 악우들의 성의어린위협을 반찬삼아...
그래도 한술 먹고나니 좀 낳아지는듯도 싶다
그렇게 그럭저럭 저녁을 떼우고 둥굴게 모여앉아 이야기가 무르익어가지만
난 그만 잠이나 잤으면 좋겠다
여느때보다 일찍 잠자리로 파고든다
많이 지친탓인지 오늘은 술도 한나도 맛있는줄 모르겠다
그러니 일찍 자리에 들수밖에....
한참 잔것 같은데 등도 시렵고 추워 죽겠다
냉기는 또 얼마나  올라오던지...
몸을 있는데로 웅크려보지만 아직은 하계용침낭이 무리가 인가보다
한시간을 넘게 덜덜 떨고나니 얼마나 이를 악물었는지 턱이 다 뻐근하다
결국 여러사람들 틈바구니로 염치불구하고 파고 들어 포근함을 느끼며 다시 잠나라로....

그리고 다음이야기는 잠시후에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밤새 무슨 바람이 그리불던지...
별이 초롱초롱했다는데 눈을 뜨고 하늘을 보면 홑이불만한 나뭇잎이 바람따라 흔들릴뿐이다
오랜만에 간간히 들어보는 코고는소리..
아마 주범은 만복대님이시겠지....
어라? 근데 오늘은 써라운드로 들리네

언젠가 같이했던 와운골 생각이 난다
옹기종기 모여 자는것이 좋겠건만
유난히 코를 고신다며 저멀리 혼자 주무시던 그때가....

이른 아침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선다
어제의 컨디션도 별로 아닌데다가 덜덜 추위에 떨고 잔 탓인지 몸이 별로 좋지않다
그래도 과음은 피할수 있어 그나마 나은것 같기도 하다
어제 올라온길을 조금 되집어 대성, 세석으로 향하는 삼거리에서
세석으로 향해 길을 잡는다
수분을 걸으니 큰 철다리가 나오고 의신,세석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있다
여기서 세석까지 4.3키로라.....
가만 거리를 더듬어보니 대성마을에서 올라 오려면 만만치 않은 거리임이 느껴진다
또 조금 길을잡아 오르다 '등산로아님'이란 표지를 지나 조금 걷다가 계곡으로 내려선다
계곡은 맑고 청명 했으며 수량도 제법있다
아직은 6부를 넘지 못했는지 바위도 제법 크다
막 재미가 붙을무렵 다시 길을 잡아 산길로 오른다
나중에 왜 길로 들어섰냐 물으니 시간절약을 위해 그러셨단다

앞선 만복대님,종신님은 모습을 볼수가 없다
간간히 상종씨,선자,은정이만 보일뿐이다
오늘은 순전 나홀로 산행만 같다
만복대님,종신형은 아예 볼수가 없고 노욱형도 사진을 찍느라 한참 뒤쳐져 올라오는 모습만
간간히 볼수 있을 뿐이다
선자,은정,상종님은 잡았다 싶으면 멀어지고 멀어졌다 싶으면 눈앞에 보이고 하며
여간 거리 좁히기가 쉽지 않다
겨우겨우 대성폭포에 올라서니 함께한분의 얼굴들을 모두 볼수 있었다
힘차게 내리쏟는 폭포를 보며 위치를 가늠해 본다
내려올 작은세개골은 어느만츰이며
옹곳이 보이는 저봉우리는 칠선봉인데 저능선에 서면 여기가 설핏 보이기도 한다며
자상히 설명해 주시는 만복대님...
하지만 고개만 갸웃갸웃....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지도 보기를 소홀히 했더니 영 감각이 없다
대륙폭포에서 영신대로 오르는 작고 가파른 계곡을 슬쩍 지나쳐 다시 오르기 시작
이젠 제법 깊은곳까지 진행이 되었는지 잔돌은 볼수 없고 집채만한 바위가 가파르게 자릴잡고 있다
계곡도 많이 좁아져 있다
잠깐을 오르고 다시 능선을 향해 계곡을 버리고 오른다
그래도 계곡길은 물소리며 경관을 보느라 조금 덜 힘들었던것 같은데
산허리로 올라서니 기진맥진이다
슬슬 배도 고파오고... 다리도 아프고... 지치기도 하고...
힘겹게 힘겹게 한고비를 오르고나니 경사가 완만해진다
아..드드어 능선에 올랐구나 하는 안도감...
이젠 깊은 경사의 오름길은 없으리라..
평평한 능선에서 살짝 옆으로 돌아 길을 잡아간다
길 규모로보아 능선이긴 하나 주능을 만난것 같지는 않다
느낌상 거의 다 온듯 싶으나 기척이 없음이 잠깐 마음을 불안케한다
'아야야~'하고 에코를 넣으니 바로 코앞에서 화답이온다
하지만 아직 모습은 없다
약간의 내림길을 몇발작내려 다시 몇발작 오름인가 싶더니 훤한 공간이 시아를 압도한다
아...여기가 영신대구나 하는 확신 그리고 밀려오는 안도감과 평화
한쪽에 베낭을 부리고 만복대님을 따라 여기저기 볼만한 곳을 둘러본다
누군가 치성을 올렸을 제단과...
여기저기 기거했던 흔적...
바위밑을 지나는 미로...
작은 폭포와 여기저기 수없이 자란 곰취며 당귀...
혹시 여기가 에전 신선이 기거했던곳은 아닐까 의심도 해보며 둘러본다
지리산에서 기가 제일 세다는 영신대....가히 의심할바가 없을듯 하다
한쪽에 그럴싸하게 자리잡은 소나무그늘아래 점심을 먹었다
곰취,참나물에 돼지고기를 싸아 먹는 그맛은 먹어보지 않고는 설명만으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어찌 그맛을 말로하리오 그저 이맛이야!이맛이야!만 반복 또 반복할밖에...
점심을 마무리하고 예상보다 이른 오름을 보상받기위해 오침을 즐겨본다
상종님과은정이는 보투에 한참 바쁘고 만복대님은 먼저 출발을 하신다고 가시고
선자는 양지맡에...노욱님은 소나무 그늘아래 자세를 잡았다
나도 한숨 자볼까....
눈을 감으니 올라오던 풍경들이 눈에 선하다
이름모를꽃들... 잎새싱그러운나무,그칠줄 모르고 흐르는 계곡물,크고작은 바위,돌맹이들,
고개만들면 시아에 꽉들어차는 곁 능선들,베일듯이 푸른 하늘과 윙윙데는 날곤충 날개짓 소리까지...
어느것 하나 애틋하지 않은것이 없다
그렇게 잠깐의 오수를 즐기고 다시 출발
10분가까이 약간은 상태가 좋지않은 산길을 뚫고 나오니 갑자기 길이 넓어진다
느낌에 아. 드디어 주능선길을 만났구나...
세석 방향을 뒤로두고 벽소령 방향으로 주능을 잠깐 걷는다
주능길에는 저 산아래에서 3,4월에 한참이던 꽃들이 이제 제계절인듯 한참 이다
노란 양지꽃,금강애기나리,현호색,나도옥잠,얼레지,별꽃등등...
칠선봉에 오르니 시아가 시원하다
아침내내올라왔던 작은세개골이 분명하게 눈에든다
작년 7월 오늘오름 반대쪽인 작은새골로 올라왔을때에는 안개비가 내려 아무것도 눈에 들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적나라할만치의 풍광을 내보여 주고 있다
잠시 눈을 즐겁게 한뒤 다시 주능길을 잡아 간다
조금 내려서니 일행을 기다리고 계신 만복대님을 만나고....
웅성웅성 적지않은 사람들이 눈에 든다
지리산내사랑까페 동호인이라던가?
몇마디 인사를 건네고 다시 내림계획인 작은 세개골로 내려선다
초입부터 사태상태라 내림이 여간 힘들지 않다
진땀이 바작바작 새어 나온다
앞을보면 아직도 까마득한데 자꾸 몸은 부치고.....
여간 힘든것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듯함을 나도 느낄정도이니 힘이 무척 들긴 드나보다
어떻게든 바짝 따라볼려 애를 써보나 도저히 간격이 줄지않는다
결국 몇미터 진행도 못하고 포기....
할수없다 능력밖이니 그저 내 능력데로 쉬엄쉬엄 가는수 밖에..
바짝 긴장을 한 탓인지 다른날보다 배는 힘든것 같다
아니... 어쩌면 몸이 늙어가는 징조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그럴지도 모르겠다...
정신없던 그때와는 이젠 다르지 않는가라는 생각과 자꾸만 둔해지는 몸놀림...
그래 세월을 누가 외면하랴...
이젠 통곡하며 오르던 그날과는 다르지 않는가라는 생각들이 어쩌면 급할것도 없는 몸놀림을
익숙해 하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 급할것도 없다 민폐만 아니라면...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 진다
이젠 조금씩 뒤돌아볼수 있는 용기도 생기고...
가끔 가끔 뒤돌아보면 지리가 아닌것처럼 보이는 칠선봉이 조금씩 조금씩멀어져간다
어디선가 본듯한 저 봉우리...
보긴 봤겠지..어느 사진에선가....
그렇게 한참을 내리고 다시 내림길에서 처음 일행얼굴을 마주본다
아직도 내 얼굴엔 웃음이 없는걸까?
잠시 생각하다 혼자 씨익... 웃어보지만 내자신 스스로도 어색하고 멋적다
많이 힘에 붙이는 탓이리라...
아..정말 오늘은 많이 힘들다....
선두가 다시 앞서고 금방 시아에서 사라진다
이젠 따라붙어볼 엄두도 없고... 그저 내 능력데로 가는수밖에 도리가 없다
금방 끝이 보일것같은 계곡은 가도가도 제자리만 같다
이젠 계곡이 자꾸 부담으로 닦아온다
고만 산길로 나가고 싶은 간절함....
둘레둘레 수도없이 둘러보나 어디에도 길흔적은 없다
산죽을 헤치고 길을 찻아보다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고....
계곡으로 내려서며 보이는 선두 이렇게 반가을수가~...
아마 이제 곧 산길로 접어드는가 보다
이젠 표정만봐도 알것같다
한숨 고르고 산길로 들어서니 조금 안심이 된다
힘들어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만복대님이 한말씀하신다
"이젠 굴러가도 되요"
거짓말... 아까는 "저모퉁이만 돌면 승용차도 올수 있는 길이 나온다고 하고선... "
그뒤로도 한시간 가까이를 바위속에서 해메다 왔구만...
그래도 산길로 들어서니 제법 수월하다
계곡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것에 비하면 비단길이지...
흙길을 잠깐 걸으니 삼거리가 나온다
곧 인가도 보일것 같다
이젠 정말 조금 거짓말을 보테자면 굴러가도 될것 같다
잠깐을 내려서니 드디어 인가가 보이고
아침에 출발했던 시점이 보인다
아 다왔구나 이젠 어떻게든 한시간이면 끝난다는 기대와 희망....
그런데 이러면서 또 산에 오는 심사는 어찌 설명하야 되는거지????
마지막 장비점검,메무새를 가다듬고 마무리를 위해 출발
어떻게 내려 왔는지 정신이없다
나도 의심이 갈정도의 속도와 박진감
금방 죽을듯했던 그모양은 어디로 보낸것일까...
쉼없이 단박에 대성민박집까지 내달았다
선두는 벌써 막걸리가 몇순배 돌아간 부니기이다
막걸리맛이 너무 시원하고 상쾌하다
계속타는 갈증에 물을 너무 마셔서 조금 그맛이 감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맛있다
한잔술에 '이젠 각자살기'라고 말씀하시던 종신형이 쬐끔 밉긴 했지만
그래도 이젠 다왔다라는 안도감에 마음이 훨씬 가볍다
대성동민박집부터 초입까지는 막걸리취기에 비몽사몽 내려왔다
술김에 어제의 섭섭함도 성토해보고...
시멘트포장길이 눈에 드니 그냥 웃음이 지어진다
꼭 죽었다 살아온것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도로위의 맥주 한모금의 정취도 잊을수 없을것 같다
그렇게 맥주까지 즐기고 다시 집을 향해.....
누가 그랬다지 여행의 진정한 목적은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라고.....
이젠 그말뜻을 조금 알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