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0 나시객잔(纳西客棧, NAXI FAMILY G.H) 도착 - 객잔에서 차를 마시면서 쉬다.
▸14:50 나시객잔 출발
▸15:30 28밴드 도착
▸15:50 28밴드 출발
▸16:48 28밴드 꼭대기 포토포인트(2,665m) 도착 - 사진 찍는데 1인당 8元
▸18:05 트레킹로 옆의 계곡에 도착 족욕을 하면서 잠시 쉬다
▸18:25 차마객잔(茶馬客棧, Tea Horse G.H.)을 통과하다
▸19:55 중도객잔(中途客棧, Half Way G.H.)에 도착 - 북위 27도 14분 43초, 동경 100도 8분 75초
이 지역의 소수민족인 나시족이 살고 있으며 호도협 트레킹 코스 중 첫번재 객잔인 나시객잔(纳西客棧, NAXI FAMILY G.H.)이 있는 이 동네는 해발 2,250m에 자리잡고 있는 산골의 고산마을이다.
객잔은 동네 한 가운데 자라잡고 있었다. 들머리에서부터 여기까지는 일행의 맨 뒤에서 천천히 걸어왔다. 빨리 걷는 것보다는 쉬엄쉬엄 걸으면서 주변 분위기를 충분히 느껴보기 싶었기 때문이다. 객잔에 들어서니 일행들은 차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객잔의 한 켠에는 이 집의 명물인듯한 건조대에 걸려있는 옥수수가 눈에 들어온다. 노란 옥수수를 줄줄이 엮어 매달아 놓은 사진을 여러 블로그에서 본 적이 있어 꽤 익숙하게 느껴졌다.
객잔 앞 마당에서 나시족 남자들이 모여 앉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0분 정도의 휴식을 끝내고 다시 트레킹 코스로 들어섰다. 구름이 끼어 햇빛을 가려주기는 하지만 땅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이 만만치 않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마와 등줄기에서는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이제부터는 이번 트레킹 코스 중 제일 힘든 구간인 28벤드가 시작된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승용차. 해발 2,250m의 고산지대인 나시객잔이 있는 마을까지 찻길이 연결되어 있다.
선인장에 트레킹 코스 옆 담장에 자라고 있다. 위도가 낮은 지역이라서 그런가?
트레킹 코스 중간중간에 음료수 몇 병을 놓고 트레커들을 기다리고 있는 노점상들을 만날 수 있다. 노점에 놓인 물건의 양으로 보면 밥벌이가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적은 량이었다.
천남성. 트레킹 코스 전 구간에 걸쳐 천남성은 자라고 있었다.
마방이 끄는 말을 타고 28벤드를 오르고 있는 일행.
28벤드를 오르면서 뒤돌아 본 나시족 마을과 진사강의 누런 물빛이 한 눈에 들어온다.
구호가 멋지다. 고갯길을 오르려면 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ㅋ
아일랜드 출신의 젊은 자. 한 쌍의 친구(부부?)가 우리 일행과 비슷한 시간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트레킹을 했는데, 물어보니 아일랜드에서 왔고 3년 전에는 한국의 서울에 온적이 있다고 했다.
간식 봉지가 한껏 부풀어 올라있다. 2천 미터가 넘는 고지대이니 그럴 수 밖에.....
묘지. 트레킹 코스 옆에 이런 형태의 묘지들을 가끔 만날 수 있었다.
땅위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을 이기지 못한 나그네는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고 열심히 걸었다. 패션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ㅋ
진사강 건너편에 보이는 곳은 주차장이다. 일반 관광객들이 차를 타고와서 호도협 전망대까지 걸어서 이동 진사강의 휘몰아치는 물보라를 구경하게 된다.
말을 타고 갈 손님을 구하지 못해 빈 손으로 되돌아 가는 마방
나시객잔을 출발한지 한 시간쯤 지났다. 28벤드의 구비구비 돌아 올라오는 오르막길이 결코 녹녹치 않았다.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도는 2,250m에서 2,600m까지 350m를 올리는 꽤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니 결코 쉬운 구간은 아니었지만 날씨가 더워 더 힘이 들었던 것 같다.
앞서갔던 말 한 필이 내려온다. 중도에 걷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을 태우고 가기 위해 빈 말을 끌고 따라 왔는데 더 이상 말을 타고 갈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니까 출발지로 되돌아 가는 중이었다. 안쓰러워 보였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불필요한 값싼 동정의 산물인지도 모르는다.
오르막 왼쪽에 허름하게 지어진 노점이 나타난다. 28벤드의 꼭대기 올라온 것이다. 입구에 간판이 예술적(?)이다. 이들의 상술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개인 땅이라서 아무나 들어갈 수 없으니 사진을 찍고 싶으면 한 사람당 8원씩 내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땅이 지켜서서 돈을 받는 자의 땅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지 않은가? 막무가내로 돈을 달라고 하는데 사진을 안 찍은다면 모를까 찍으려면 하는 수 없이 돈을 지불해야만 한다. 중국판 봉이 김선달이라고나 해야 할까? 일행이 돈을 지불해서 들어가 몇 장의 인증샷을 남기고 다시 길을 이어간다.
28벤드의 맨 꼭대기 지점. 조금 아래 절벽쪽으로 내려가면 경치가 좋은 포토 포인트가 나타나는데,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1인당 8원씩을 달라는 조잡한 안내
판이 세워져 있었다. 개인 땅이라서 돈을 받는다는데 알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다녀서인가? 한국어로 만들어진 간판이 있었다.
28벤드 꼭대기를 출발한 이후 나머지 구간은 내리막 구간이 많아서 걷는데는 그리 힘들지 않았다. 한 시간쯤 더 걸었을까? 산 언덕배기에 평화롭게 보이는 마을이 나타난다. 차마객잔이 있는 야차촌 마을이다. 보통의 경우 첫날 트레킹을 마치고 하룻밤을 묵어가는 마을이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차마객잔을 지나치고 다음 마을인 번디완 마을에 있는 중도객잔에서 묵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전체 구간을 보면 차마객잔에서 하룻밤을 자는 것이 거리로 봤을 때는 더 현명한 선택인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을 피해서 아늑한 곳에서 휴식을 보내기 위해 우리의 선택은 중도객잔이었다.
고갯길을 돌아서니 앞서가던 일행들이 개울 옆 바위에 앉아서 족욕을 하면서 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땡볕이 내리쬐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과 같은 기분이다.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서 베낭을 내팽개치듯 내려놓고 흘러내려오는 물에 발을 담그고 땀으로 흠뻑 젖은 얼굴을 씻는다.
흘러내려오는 계곡 물릐 수량이 많지 않고 생각만큼 차갑지 않아서 다소의 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이런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씻고나니 피로가 확 달아나는 느낌이다. 다시 길을 걷는다. 이제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야차촌 마을의 차마객잔.
야차촌 마을의 주택. 마당에 차가 세워져 있는 것이 이채롭다. 산 아래 강 옆으로 찻길이 이어지는데 그 찻길에서 산 중턱의 마을로 올라오는 길이 이어져 있다.
트레킹 코스 옆의 무덤들(?).
야차촌 마을(차마객잔)에서 번디완 마을(중도객잔)로 가는 트레킹 코스. 오른쪽으로는 천 길 낭떠러지다. 가끔씩 고개를 돌려 내려다 보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번디완 마을로 가는 도중 잠깐 베낭을 내려놓고 바위 위에 걸터 앉아본다. 불어오는 바람이 흐르는 땀줄기를 말끔하게 씻어준다.
번디완 마을로 가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 본다. 보이는 마을이 야차촌 마을이다.
야차촌 마을에서 번디안 마을로 가는 트레킹 코스는 지금까지 걸어왔던 나시객잔 ~ 28벤드 ~ 차마객잔 구간보다는 훨씬 더 운치가 있고 낭떠러지를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리는 아슬아슬한 스릴이 있는 길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걸어와서 한편으로는 얼른 목적지에 도착해서 쉬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길을 다시 걸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걸으면서 마음껏 절경을 맛보면서 가기로 하고 걸음의 속도를 서서히 늦추었다.
지금은 여행객들의 즐거움을 위한 세계적인 레킹 코스로 알려져 있지만,원래 이 길은 생존을 연명하기 위해 마방들이 온갖 위험을 감수하면서 넘나들었던 수많은 애환이 서려있는 애환의 길이 아니었던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나 해야할까?
강 옆으로 이어지는 찻길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이다.
이 묘는 부잣집 후손들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치장석에 묘비가 정갈하게 만들어져 있다.
길가의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 카메라를 들이대니 밝게 웃으면서 포즈를 취해준다.
야차촌 마을을 출발한지 한 시간 반만에 번디완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니 중도객잔이 있음을 알리는 표지석이 보이고 길 아래로 객잔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오늘 하루 일정은 이것으로 마감하게 된다. 날씨가 더워서 오는 여정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는 그쯤의 수고는 충분히 보상해주고도 남을만한 가치가 있는 길이었다. 숙소인 중도객잔에 도착하여 숙소를 배정받아 베낭을 내려놓고 객잔의 야외 옥상으로 올라갔다.
중도객잔의 옥상에서 바라본 건너편 옥룡설산은 웅장하고도 장엄한 얼굴로 내게 다가온다. 흰 구름이 설산의 속살을 감추고 있어 진가를 마 맛 볼 수는 없었지만 입이 절로 벌어지고 탄성이 나온다. 아름다운 경치를 그냥 쳐다볼 수는 없다.
많은 땀을 흘려 지친 나그네는 목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타는 목마름을 젹셔준다. 객잔에서 마셨던 시원한 맥주 한 잔의 추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어진 저녁식사를 마치고 그냥 잠자리에 들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분위기다. 그래서 일행들은 객잔의 야외 옥상에 다시 모여 맥주파티를 늦은 시간까지 벌였는데 이 시간은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
우리 일행보다 앞서간 사람들의 흔적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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