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5.(화) 흐리다가 비가 내리다 다시 그치다
▸06:50 기상
▸09:20 중도객잔 출발
▸11:10 티나객잔(TINA'S G.H.) 날머리 도착
▸11:18 티나객잔 출발 - 빵차에 나누어 타고 이동
▸11:35 도로에 낙석이 떨어져서 잠시 정차
▸11:42 다시 출발
▸11:45 도로변 정차 - 호도협을 구경하고 기념촬영을 하다
▸11:50 다시 출발
▸12:00 호도협 입구 식당에 도착 - 같은 식당에서 3번째 점심을 먹다
▸12:55 식당 출발 - 버스로 옮겨 타고 여강(麗江, Lijiang)
여유로운 아침입니다. 어제 많이 걸었기 때문에 오늘은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게 되었으니까요. 아침의 시작은 늘상 같은 과정의 반복입니다. 세면하고, 양치하고, 옷 매무새 가드듬고(사실 가다듬을 것도 없지만...), 수염은 중국에 온지가 닷새째가 되는 날일인데 중국에 도착한 이후에는 하루도 깎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틀에 얽매인 일상에 탈출해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방에서 나와 옥상 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어젯밤 보름달을 보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남아 있었는데 구름이 짙게 끼어 심술을 부리는 바람에 결국 달님을 만나지 못했거등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옥룡설산의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도 옥룡설산의 문지기는 구름을 걷어내지 않고 가려두고 있네요.
짙은 구름에 둘러싸여 있는 옥룡설산. 이번 여행기간동안 단 한 번도 옥룡설산의 정상은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부지런한 일행들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기대를 갖고 옥상전망대에 올라와 건너편 옥룡설산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식당에 우리 일행이 왔다 간 흔적을 남기기 위해 대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었다. 나도 한 획 동참했다.
중도객잔의 모습. 제법 규모가 있고, 시설도 그런대로 깨끗해서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거의 없었다. 방음이 전혀 안 되는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우리 일행들의 서명을 받은 깃발을 식당의 한쪽 벽에 걸어두었다.
전쟁(?). 지난 밤 회식 때 한 잔씩 해서 속이 쓰린가? 라면을 끓여 가져오니 서로 한 젓가락이라도 더 먹기 위해 양보 없는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졌다....ㅋ
불휘기픈산악회 단체 기념사진. 종신[구름모자]이가 들고 있는 저 깃발은 연륜이 꽤 있다는데.... 만든지가 몇 년 됐다드라....
탁병욱 씨 부부. 이들 부부가 만세를 부른 이유는???
8시 30분쯤 객잔에서 나왔다. 오늘 트레킹 구간은 관음폭포를 거쳐 티나객잔까지 이동하게 되는데, 어제에 비해 반절도 안 되는 거리이고, 28벤드와 같은 가파른 오르막이 없어 힘들지 않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발걸음이 가볍다.
이게 뭘까요? 은을 채취하는 시설이라네요. 어떻게 채취하냐구요? 하얀 흙이 섞인 물이 계곡에서 흘러내려오면 그물망을 통과하게 하여 물과 이물질은 빠져나가게
하고 은만 남게 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건너편 길 아래 있는 시설도 은을 채취하는 시설이다. 이런 시설에 군데군데 있었다.
[망가], [미옥], [구름모자] - 불휘기픈산악회
염소를 몰고 가는 현지 소수민족 아저씨(?). 외모만을 보고는 나이를 쉽게 가늠하기가 어렵다.
양떼를 몰고가는 아저씨와 나들이 오는 아저씨가 만났다. 길 옆의 파이프는 수돗물을 공급하는 파이프는 아닌듯??? 내 추측으로는 은을 추출하기 위해 원료를 운
반하는 시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우리 일행이 지나왔던 중도객잔 방향의 트레킹로. 아까 만났던 밝은 색 상의를 입은 아저씨가 저만큼 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관음폭포. 중도객잔을 출발한지 한 시간 20분쯤 지났을까? 커브길을 돌아서니 웅장한 모습의 폭포가 나타난다. 유명한 관음폭포다.
커브길을 돌아서니 빗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왠만하면 비를 맞고 트레킹을 즐길려고 했지만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한다. 우산을 꺼내 들었다. 건너편에 이 트레킹 코스의 명물로 알려진 관음폭포가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량이 그리 많지 않아 실망스럽다.
관음폭포. 그 높이가 꽤 높게 보이는데 얼마나 될까? 그래도 폭포 사진은 이렇게 세워 찍어야 제 맛이 나지.....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하자 베낭커버를 씌우고, 비를 맞지 않기 위해 비옷이나 우산을 책기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일행들....
잊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은 트레킹족들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길이 아니라, 수천 년 전부터 히말라야를 넘나들며 차와 말을 교역했던 차마고도라고 불리고 있는 교역로였다는 사실을..... 그들은 이 길을 걸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굳이 철학적이지 않더라도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인간의 역사와 삶의 투쟁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날씨가 좀 더 맑고 좋았더라면 여유있게 걸으면서 더 많은 것들을 눈에 담고 가슴에 안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은 낭만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발 아래는 평탄한 길이 아니라 바위를 깨서 만들 길이라서 울퉁불퉁하다. 더구나 비가 내리고 있어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수 있는 위험한 구간이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천길 낭떠러지로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관음폭포를 지나니 길은 지금보다는 편안해진다. 얼마쯤 더 걸어가니 길가에 집 한 채가 보인다. 지금 짓고 있는 중인가보다.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이곳에서부터 얼마간의 구간의 티나객잔까지 가는 동안 유일한 오르막 구간이다. 거리는 그리 멀지 않은 구간이다. 고개를 넘으면 발 아래로 티나객잔이 있는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거기서부터는 계속 내리막 길이다.
중도객잔을 출발한지 두 시간이 조금 못 돼서 트레킹이 끝났다. 빵차들이 미리 도착해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아쉬움이 남는다. 날씨가 맑고 좀 더 머무를 수 있었으면 더 많은 것들을 알고 보고 느낄 수 있었을텐데.......
다음 일정을 위해 빵차를 타고 이동한다. 다음 목적지는 어제 점심을 먹었던 호도협진의 식당이다. 어제와 오늘 지금까지는 해발고도 2,200~2,670m에서 놀았는데, 이제부터는 2천 m 아래가 아닌가 싶다. 고소증을 거의 느끼지 않는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일행들 중 거동이 힘겨워 보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포장도로를 따라 얼마쯤 터널을 통과하다 차가 멈춰선다. 터널을 지난 지점에 낙석이 떨어지고 있어 통행이 제한되고 있단다. 우기라서 그런 것인가? 낙석이 자주 떨어져서 사고 위험의 도사리고 있다. 차에서 내려 거세게 흘러가는 진사강의 흙탕물을 내려다 본다. 잠시 후 통행이 재개된다. 다시 빵차에 올라탔다.
거세게 흘러가는 물줄기가 보이시나요?
다리가 2층으로 놓인 까닭은 ? 길이 강가로 이어지는 길과 산허리를 잘라 만들 길 등 두 갈래다.
산사태 위험지역. 윗쪽에서 계속해서 돌이 떨어져서 차량통행을 통제하고 있어 잠시 멈춰셔야 했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표현인가? 멀리서 보면 아름답게 보이지만 가까이서 아니면 현장에서 직접 맞딱드려보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다. 마방들이 생존을 위해 넘나들었던 히말라야의 차마고도가 그렇ㄴ 경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 길을 뚫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 얼마나 긴 세월이 흘러야만 했을까?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서로 비켜설 수 없을만큼 길이 좁은 구간이 많아서 차마고도를 왕래하는 마방들은 행렬의 맨 앞에 목청이 좋은 사람을 앞장세워 첨병 역할을 하도록 했다고 한다. 첨병은 대열보다 앞서 가면서 반대편에서 오는 마방들의 행렬이 있는지 여부를 미리 살피고, 교행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소리를 질러 노래를 부르면서 앞서 나갔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림에서 보는 것 같이 바위의 색깔이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많은데, 이유는 석회암질의 암반이라 석질이 비교적 단단하지 않아서 바위를 깨거나 쪼아내는데 화강암 등에 비해서 쉬울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제3자의 편리한 추측일뿐 이 지역의 마방들은 수 천년 동안 저 길을 뚫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해야만 하는 애환이 서려있는 길이 아니겠는가?
길가에 잠시 차를 세웠다. 반대편 전망대까지 가서 호도협을 흐르는 진사강의 도도한 물줄기를 직접 보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우리 일정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없다. 꿩 대신 닭이라고 했던가?(이 속담은 닭이 들으면 기분이 무척 나쁘겠지만....) 길가에 내려서 건너다 보면서 몇 장의 인증사진을 남긴다.
웃고는 있지만 왠지 표정이나 포즈가 이상해 보이지 않나요? 오른쪽과 뒷쪽으로는 천 길 낭떠러지랍니다.......ㅋ
10여분쯤 더 달렸을까? 호도협진으로 다시 돌아왔다. 식당 앞에 차는 멈춰섰다. 이 식당은 세 번째다. 외국 여행 중 한 식당을 세번씩이나 이용했던 적이 있었나?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원래의 버스에 옮겨 타고 다음 목적지인 여강(Lijiang)으로 향했다.
가던 도중 소떼를 만났고, 도로공사 현장도 지나쳤다. 호도협진을 출발한지 두 시간만에 여강의 흑룡담 공원에 도착했다.
소떼들이 도로를 점령했다. 평소 교통법규를 무시하고 달리던 차량들도 쏘떼나 돼지떼 등을 만나면 경적도 울리지 않고 비켜줄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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