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초암릉
- 임 노 욱 -
1. 언제 : 2.27~3.1(3박4일)
2. 어디 : 지리산
3. 코스 :
-2.27 : 전주-추성동-초암릉입구
-2.28 : 초암릉입구-초암릉-하봉-중봉헬리포터
-2.29 : 중봉헬리포터-중봉-천왕봉-써리봉-조개골삼거리-중봉헬리포터
-3.1 : 중봉헬리포터-국골사거리-쑥밭재-얼음골-광점동
4.참석 : 21명
-2.27(9) : 노욱, 종신, 망가, 상종, 병주, 은정, 정하, 경민, 만복대
-2.28(20) : 선자, 은정,전라제주산사랑 10명(강산님,반디,왕초,둠바,자연산,바람,한백,둘리,설악,덩달이)
5. 날씨 :
- 2.27 맑음, 28 비, 29 맑음, 밤에 눈, 3.1 맑음
6. 산행시간
-2.27
21:15 전주출발
22:50 추성동도착
23:10 막영장도착
-2.28
06:05 기상
08:10 출발
09:10 초암릉 주능선 도착
11:0 초암(암자터) 삼거리
12:30~14:00 중식
14:30 촛대바위
15:50 하봉
16:30 중봉헬리포터 도착
-2.29
09:50 출발
10:20 중봉
11:00 천왕봉
11:50 중봉
13:20~14:20 치밭목 중식
15:10 중봉헬리포터 도착
-3.1
08:30 출발
09:00 하봉
09:30 국골사거리
10:40 쑥밭재
11:10~12:30 계곡 중식
13:10 얼음터
14:10 광점골
7. 산행후기
o 계획을 수립하며
지리산에서 겨울산행의 묘미 및 기암절벽이 많아 겨울이 되면 나름대로 믹스크라이밍 훈련을 할 수 있어서.. 우리산악회에서는 매년 2월말에 초암능선 산행을 한다. 하지만 언제나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눈과 날씨 탓 때문에 잠깐의 착각으로 항상 12시간이 걸린다. 언제나 촛대봉에서부터 항상 길이 아닌 곳으로 들어서서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노력해 보지만 항상 그렇다...
지난 9월말에 금년에는 절대로 그런 실수를 하지 말자고 초암능선으로 내려오면 리본을 달고 내려왔다. 하지만 설날 연휴때 명국이 선자랑 또 다시 초암릉을 내려오면서 19시간을 헤매고 내려왔다. 이번에는 토요휴무에 3.1절까지 쉬게 되어 3박4일 계획으로 지리산 초암릉 웬수 풀이를 위해서 준비를 하고 떠난다. 그것도 선발대는 먼저 출발해서 작년에 봐둔 곳에 설동을 파고 하루저녁을 비박으로 지내보자는 계획을 수립하며....
2.27
출발시간이 되니 한사람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지리산만 700번 이상 산행을 하신 만복대님도 이번 산행은 참여 못해도 밤에 함께 지내다 다른 코스로 이동을 하기로 하고 함께 초암으로 향한다.. 모두 합해 나, 구름모자, 산사나이, 망가언니, 병주, 이쁜은정이, 정하, 경민, 만복대님 총 9명이다.
추성동에 도착 다리를 건너 차를 파킹하고 산행 준비 후, 막영장에 도착하니 여전히 우리의 아지트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모닥불과 술로 산이야기를 하면서 비박으로 하루밤을 지세워 본다...
2.28
아침에 아쉬워하는 만복대님을 내려보내고 본격적인 초암릉 산행을 위해 출발.. 그런데 이게 뭔소리당가 계곡을 건너면서 망가님이 물속으로 미끄러진다..
양말을 갈아 신도록 하고 염소목장 철조망을 따라 오르는데 금년에는 눈이 하나도 없다. 동네 어르신 한분이 고뢰수 채취를 위해 지게를 짊어지고 앞서더니 힘들어서 쉬고 계신다. 우리가 인사를 하니 어디에 가느냐고 물어본다.. 이 길은 힘들텐데 하고 걱정이 되는지 말을 건네신다.
주능선에 올라서서 후미를 기다리는데 망가님은 물에 빠져서 기분이 별로 같고. 상종이는 얼굴이 영 아니다 무척 힘든가 보다. 힘들어서 내려가고 싶단다.
능선상에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눈이 전혀 없다. 초암삼거리를 지나고 촛대봉 옆을 돌아설 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배낭카바를 꺼내어 보니 사용을 안해 고무줄이 다 삭아서 사용할 수 없을 지경이다. 촛대봉를 지나 점심을 먹고 예상시간보다 빨리 오를 것 같아 오침도 하고.. 조금 오르니 촛대바위다..
촛대바위를 지나면서 부터 북사면 쪽에 조금씩 눈이 보인다. 아마 전에 내린 눈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 같은데. 그리 많지 않아 오르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매년 1000m를 넘어서면서부터 밑의 여건과 달라 항상 고생을 했고 이번에는 절대로 그런 실수를 범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2중화를 신고온 종신, 상종, 병조, 경민이가 불쌍타...
촛대바위를 지나면서부터 무거운 짐에 다들 버거운가 보다. 선두에서 앞서보지만 뒤가 항상 뒤떨어진다. 항상 뒤에서 숨을 몰아쉬면서 따라오는 망가님만 보인다.. 조금더 오르니 명국이가 1초만에 내려왔다는 곳에 도착 로프를 찾아보니 없다. 위에 올라가서 찾아보니 분명히 끊어진 흔적만이 있다.
구름 속에 아련히 보이는 봉우리가 하봉 같이 보이더니 여지없이 구름속에 사라져 버린다. 고도계를 보니 1700을 넘어서고 있다. 분명 주능선에 다온것 같다. 동그라미 표시가 있는 바위를 보지 못해서 햇갈리기 시작한다. 쉬면서 지도를 보고 후미와 합류 후 다시 오르니 그렇게 힘들던 초암릉 마지막의 전망대 바위가 보인다. 하지만 능선상의 바람은 살을 애이듯이 춥다...
내일 오르는 후발대와는 당초 국골로 내리 서면서 바위틈에서 설동을 판 베이스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주능선상에 눈이 없고 식수도 그렇게 해서 계획을 변경, 리본을 달아 두고 중봉 헬리포터로 이동, 주능선상에는 그래도 눈이 있다. 하지만 크로스 되어 있고 얼어있어서 미끄럽기만 하다..
헬리포터에 도착해서 보니 이건 전혀 아니다. 비바람속에서 텐트를 치고 자기는 불가능할 지경이다. 하지만 당초계획이 혹한기 훈련이니 어쩔 수 없다. 동계용 텐트 한동을 치고 또 한동을 보니 여름용 텐트를 들고 왔다. 이건 정말이지 낭패다....
어렵게 텐트를 치고 좁은 텐트안에서 식사를 하고 나니 겨우 19:00 하지만 비바람에 텐트는 물바다가 되어가고. 더이상 좁아서 버틸 수 없어서 바로 취침.. 정말이지 기나긴 밤이었다. 비에 젖은 침낭, 몰아치는 바람. 간밤사이에 날아간 플라이,,, 아 정말 생각조차 싫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기어이 몸으로 찌대는 서바이벌 게임에는 이골이 난 사람들 허리가 아플 정도까지 잠을 잔다.
2.29일
아침에 눈을 떠보니 바람도 불고. 구름속에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일출을 기대했던 내가 잘못이지 하고 다시 잠나라로.. 조금 있으니 후배들이 움직인다. 밖을 보니 어제밤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햇볕이 들고 날씨가 맑아진다.. 지리산 조망을 카메라에 담은후.. 밤새 젓은 침낭 배낭 등을 전부 꺼내 널어두고 아침식사,,, 생에 최고로 맛있는 미역국을 구름모자가 솜씨를 발휘.. 오늘 산행은 점심 먹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난 덕분에 아침을 3그릇이나 먹어 치우고
아침을 먹고 오늘 훈련설명 베이스캠프 키퍼는 구름모자아저씨가 하고.. 산행은 중봉-천왕봉-써리봉-치밭목산장-베이스캠프로 돌아오는 걸로 정하고 난 후배들을 대리고... 3시간이면 된다고 우기면서 먹을 것도 전부 버리고 간식만 챙겨 출발...
중봉에서 바라보는 조망, 저멀리 웅석봉, 달뜨기능선, 왕등재, 쑥밭재, 황금능선, 천왕골, 중봉골, 중산리, 촛대봉 등 정말이지 아름답게만 보인다. 내가 못가본 지리의 능선 계곡이 날 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다.... 조망을 구경하고 있노라니 지나가는 등산객이 한말 거든다. 사람은 많은데 짐은 왜 하나도 없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하는 소리다.
후배들이 천왕봉을 가자고 하니. 전부 아우성이다. 그럴 줄 알고 내가 따라왔는데.. 나도 베이스 키퍼 아주 잘하는데 후배들만 보내면 놀다올 줄 알고 왔는데 나보고 그냥 내려가잔다. 아우성을 못들은 척 바로 천왕봉으로..
천왕봉에는 인산인해다. 기념촬영후. 양지녁에 앉아 간식을 먹고 우리가 내려가야 될 써리봉을 바라보며 다음에 와봐야 될 곳들을 눈도장 찍은후 바로 하산....
써래봉 능선은 처음 밟아 보는 곳이다 이능선상에서 바라보는 천왕봉, 중봉의 모습이 또한 일품이다. 하지만 후배들 배고프다고 아우성이다. 배고 품을 참는 것도 훈련이라고 우겨보지만 그래도 미안하다. 산장에서 라면을 사준다고 달래어 치밭목산장으로.. 산장에서 라면을 먹고. 잠깐 휴식을 취한 후...
조개골 삼거리로 하산. 조개골 삼거리에서 천왕봉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면서 트래버스를 계속하다보니 하봉안부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안부에 올라서니 종신이가 왜 이리 늦게 왔느냐고 야단이다. 밥, 찌게를 끓여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아마 후발대는 17:00시가 넘어야 올 거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놀고 있는데 에코소리가 들린다. 홍빈이를 선두로 후발대가 벌써 도착한다. 왜 이런 길을 19시간 걸려서 내려오는지 모르겠다고 약을 올린다. 열 받은 선자, 둘리, 설악이는 해명을 해보지만 아무도 인정하는 사람이 없다..
저녁을 준비하면서 오랬 만에 만난 전라제주 산사랑 사람들과 해우가 시작된다.. 가장 연장자로 설연휴때 왠수풀이를 위해 참석하신 강산님, 장애인 올림픽에 참여해서 7위, 동계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가지고 산이 뭐가 좋아서 다시온 왕초, 2년전 내장산에서 인사를 나눈 한백, 술몇잔에 술이 취해서 1000미터 넘는곳에서 처음으로 두부를 넣어 만든 청국장을... 그것을 발로.. 에고 챙피해서 도망간 반디 .. 하지만 지금생각해도 아까워 죽것다... 처음으로 인사를 나눈 둠바, 자연산님, 닉네임을 바꾸어야 오해가 풀리는 바람, 초암릉 19시간의 숙제를 풀기위해 다시온 둘리 설악, 맘에 들었다 말았다 하는 예비 사위 감 덩달이... 산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기 위해서 온 막내 은정이, 영계남편 생겼다고 아부지도 몰라보는 딸랑구.. 정말이지 웃음이 지리산을 떠나가게 하더니...
20시경에 벌써 술이 다 떨어지고 선자의 리사이틀이 시작된다.. 결론은 술을 대포알로 가지고 와야되는데 총알로 가지고 와서 배낭이 가벼워 일찍 올라왔다는 결론으로 각자 비박, 막영을 위해 뿔뿔이 흩어진다.
난 원래 잠이 들면 죽어버리는데... 비박을 하고 있는데 시끄럽다. 눈을 떠보니 눈이 내리고 있다. 그래도 버텨보겠다고 한숨더 자고 있는데 침낭이 젓는다. 눈을 떠보니 눈이 더내리고 있다 어쩔수 없이 텐트 속으로들어가 아침까지.. 쭉....
3.1
05:50 새벽에 내린 눈 때문에 일출을 포기하고 누워있는데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병주가 일어난다. 다른 사람들도 일어나 아침을 준비.. 밖을 나가보니 기다리던 일출이 볼품은 없지만 보인다. 아침 식사후 산행을 대충이야기 하고 기념촬영후 하산 시작....
내려오는 길에 병주가 발목을 접질려서 힘들어한다. 아무리 반자동이라고 하지만. 비브람 신고 발목을 다치는 놈은 처음으로 본다고 약을 올려보지만 그래도 힘들어하는 것을 보니 불쌍하기만 하다..
국골 사거리 전에서 잠깐 쉬고 국골 사거리를 지나 쑥밭재에서 휴식.. 쑥밭재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허공다리골로 하산.. 뒤에서 아우성이다. 뛰지 말고 걸어 가지고. 하지만 앞서 내려가는 종신이는 정말로 한번도 뛰지 않고 걸어서 잘도 내려간다. 한시간 걸리는 내림길을 30분에 주파한다..
첫 번째 계곡 만나는 곳에서 잠깐 쉬고 있는데 후미가 도착하더니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한다. 계곡은 완전한 봄 준비를 하고 있나보다.. 계곡의 얼음이 전부 녹아 이제는 늦은 가을의 계곡 같으니... 시간을 보니 11:10분이다 쉬었다 점심을 먹고 내려가자고 결론을 내리고 96년 엘브르즈 등반시 소련에서 사가지고온 보드카를 종신이가 내놓는다.... 보드카와. 훈제의 만남.. 어제밤에는 없다는 술이 또 어디에서 나온다 둠바가 술이 취해 일찍 자는 바람에 가지고온 술을 이제야 내놓는다나.. 어쩐다나...
걸판진 점심식사후 얼음터에 도착, 주인양반이 계신다. 작년 10월에 부엌에 불이 타고 있어서 불을 꺼주고 메모를 남겨놓은 이야기를 꺼내니 기억하고 계신다. 그때 이야기를 하니 오미자를 끓이다 급한일로 내려갔다고 하면서 마당에 있는 주전자를 가리킨다. 지리산에 묻여 사시는 부러움에 이것저것 물어보니.. 결론은 동경만하고 산에나 열심히 다니란다. 그것이 가장 좋은 거라는 선배님의 말씀...
차를 가지고 온 상종, 자연산, 선자를 먼저 내려보내고 조금더 놀다가 천천히 광점동 마을로 내려온다. 광점동 마을에 도착, 대구에서 한백이가 가지고온 솔막걸리, 강산형님이 사신 고뢰수로 하산식을 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비록 눈이 없어서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산이 있어서 항상 만날 수 있는 산우들과 함깨한 3박4일간의 시간이 너무나 좋았던 산행이었습니다. 3월의 조인트 산행을 기다리며... 산행에 참여한 모든 분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천왕봉을 밟아본. 망가님, 병주야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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