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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직의 유두류록

by 에코 임노욱 2020. 12. 24.

1. 이 책은 저자가 600여년 전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남기신 『유두류록(游頭流錄)』을 십수년 간의 문헌 고증과 산길 답사를 통해 선생의 지리산 탐방로를 현재에 복원하는 과정과 성과를 담은 책이다.

2. 『유두류록(游頭流錄)』은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함양군수로 부임한 이듬해인 1472년 8월에 민족의 영산인 두류산(지리산)을 4박5일간 유람하고 돌아와 남긴 기행록으로, 1책 31장의 을해자본(乙亥字本)으로 『점필재집』에 수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 많은 선비들이 지리산 기행록을 남겼지만 대부분 간략한 보고서 형식이었던데 반해 점필재의 『유두류록』은 지리산의 경관과 사적들, 그리고 지나치는 산길의 풍광들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물론 자연 경물에 대한 진솔한 자신의 감정을 서정적인 문장으로 담아냄은 물론 내어 사림(士林)의 지리산 유람 입문서가 되었다. 특히 김일손, 조식, 유몽인 등 영호남 사림의 선비들이 지리산 산행에 나설 때면 반드시 지참했던 수친서(壽親書), 즉 산행 안내서로 필독서 역할을 한 작품이다.

3. 유두류록 탐구로 인해 밝혀진 지리산길은 백무동·중산리·노고단·뱀사골·피아골 등 기존에 알려진 탐방로가 아니라 조선시대 선비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길이어서 역사적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또한 단순한 지리산 산행기라는 상징적 의미를 떠나서 지리산 등산문화 태동의 역사와 함께, 처음 듣는 지리산의 산길과 지명들, 그 산길에 깃든 새로운 지식과 함께 산행을 하면서 곳곳에서 풀어낸 옛 사람들의 자연을 대하는 숭고한 의식과 산사람들의 대화가 풍성하게 펼쳐져 있다.

4.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록을 탐구하면서 저자는 현장정신에 충실하기 위해 지리산을 헤집다시피 간 길을 가고 또 가기를 수십 번도 마다하지 않았다. 기록 속에 등장하는 단 한 곳의 폐사지를 찾기 위해 한 골짝을 무려 30번 넘게 드나들기도 했다. 고증을 위해 문헌들의 자료를 찾아서 도서관을 내 집 드나들 듯 했고, 본문에 등장하는 지명과 산길을 확인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만나서 취재를 했다.

5. 혼자서 고군분투하던 탐구는 지리산학을 꿈꾸는 사람들의 인터넷 모임 [지리99]를 만나면서 힘을 얻게 된다. [지리99]의 뛰어난 산꾼들과 탐구팀을 꾸림으로써 본격적인 산길의 고증과 탐구에 활기를 띠어 마침내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 책에 들어가는 대분분의 사진과 지도 또한 [지리99]의 회원들의 작품으로 특히 본문 매 장마다 첨부한 산길지도는 [지리99]의 보물같은 자산으로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지리산길 지도이다.

6. 600년 전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록이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산행지침서가 되었듯이 이 책 또한 오늘날 지리산을 찾는 산꾼들에게 실용적인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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