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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중국 오타이나

한국인 최초로 오른 중국 오타이나

by 에코 임노욱 2020. 8. 24.

1. 원정대명 : 2004 전주파이오니어스산악회 오타이나 원정대

2. 대 상 지 : 중국 사천성 흑수현소재 오타이나(5,210M)

3. 기 간 : 20040727~ 0803(78일간)

4. 등반목적 :

- 산악회 사기고취 및 팀웍 강화

- 파이오니어스산악인의 도전정신 함양

- 산악회의 응집과 도약의 계기마련

5. 대 원 : 10(원정대장 정연태, 등반대장 김명국, 부대장 및 총무 조선자, 기록 및 의료 최은정, 식량 양은선, 홍보 임노욱, 장비 최인호, 섭외 이철언 전종신, 행정 김마성

6. 오타이나에 대한 설명

흑수현은 중국 쓰촨성 제1의 도시 성도(청두)에서 북동쪽에 위치하며 아패장족챵족자치주(阿坝藏族羌族自治州) 마르강현(馬爾康縣)에 속한 소도시이다. 성도(청두)에서 차량으로 6~7시간 정도 걸리며, 거주하는 민족은 티베트티안(장족)이 주이고 소수의 한족과 회족이 있다. 이 산군에는 심오설산이라고 불리는 5천 대의 봉우리가 3(오타이지, 오타이메이, 오타이나), 그리고 주변에는 따구빙하가 있다. 또한, 심오설산 중 2개의 봉우리(오타이지, 오타이메이)는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미등봉으로 산악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심오설산은 주변의 풍경이 수려하고 고산의 호수가 많아서 해마다 이곳에서 등산 캠프가 열리곤 하는데, 오타이나는 등반의 난도가 높지 않아 고소적응만 순조로우면 일반인도 오를 수 있는 봉우리이다. 정상부 위는 제법 큰 너덜지대로 이루어져 있고 베이스에서 정상까지의 걸리는 시간은 대략 5~7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너덜지대로 되어있어 하산 또한 등반과 비슷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오후 3시 이후에는 기상이 급변하므로 이전에 산행을 마쳐야 한다.

 

7. 산행후기

 

‘99년 엘부르즈 등반 후 우리 산우들이 잠들어 있는 루프가르샤르 동봉을 등정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보지만, 산악회의 젊은 피 부족 및 여타 여러 가지 이유로 이루어지질 못하고 있다. 2003년 정기총회에서 해외 원정 등반을 위해 비행기 경비 일부를 지원해 주기로 한 후, 올해 하계 등반을 해외로 가기로 하고 대상지 물색 및 원정 등반에 모든 권한을 귀용이 한 데 일임

 

중국 쓰촨성에 있는 오타이나(5,210m)들 검토한 결과 경비 및 대한민국 사람으로는 초등이라는 것이 우리의 구미를 당겨. 오타이나들 등반하기로 하고, 신청자가 적으면 경비가 많이 오버될 것 같아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은 참여시키기로 한 후 산악회 홈페이지에 공지 한다.

 

산행계획 공지 후 신청자를 접수한 결과 산악회에서 8명 만복대님, 김마성이 형님까지 합하니 10명이다, 10명이 됨으로써 단체 비행기표 예매로 개별 항공료 68만원이 40만원으로 경비가 많이 절약된다.

 

대원 확정에 따른 몇 차례의 준비모임 및 중국 현지 여행사 김재헌 씨와 통화로 여러 가지 현지 상황, 준비물, 요금에 대한 조정 등으로 본격적인 출발 준비를 한다. 원정대원들을 위한 4회 걸친 지리산 훈련등반으로 훈련을 대신 하기로 하고, 지리산 칠선계곡, 제석봉골 등 산행 겸 훈련등반을 한 후. 드디어 출발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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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모임을 2610:00에 전주에코로바(284-5456)에서 만나 최종 장비 점검 및 준비물 재확인을 하기로 약속이 되어있어서. 점방에서 기다리는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대원 또는 회원들이 전부 모이다 보니 가게가 비좁다. 장비 및 준비물 최종점검 후 어쩔 수 없이 장소를 리무진 승차장인 코아호텔로 이동한 후 승차 시간(03:00)까지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배웅나온 회원들과 맥주 한잔하면서 즐겁게 지낸다.

 

<727>
03:00 배웅나온 회원 및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리무진 버스를 탄 후 모두 잠나라로 얼마나 잠을 잤나 더워서 잠을 잘 수 없다. 눈을 떠보니 서울이다. 무려 두 시간 만에 서울까지 온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정리하고 비행기표 및 짐을 보내기 위해 움직이는데 인호가 도착하지 않는다. 전화했더니 잠을 자고 있단다. 빨리 택시를 타고 오라고 하고 나머지 사람은 티켓팅 및 화물을 보내고 난 후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가고 종신이와 난 밖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있는데 인호가 도착한다.

 

인호 짐까지 보내고 조금 시간의 여유가 있다. 일단 출국 수속까지 마친 후에 면세점에서 술, 담배, 김치를 사고 나니 난 이제야 배가 고프다. 김밥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성도(청두)행 비행기를 탄다.

 

 

 

성도(청두) 공항에 도착, 입국 절차를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와 김재헌 씨와 만난 후 봉고차 두 대에 짐을 싣고 공항을 빠져나와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 식당에서 간단하게 산행에 대한 주의사항 및 일정에 관해 이야기한 후 오찬. 중국 현지에서는 통역을 담당할 조선족 이명자 씨, 그리고 산행 가이드는 흑수현으로 어제 출발, 현지에서 최종준비를 하고 있단다.

 

쓰촨성 지역의 인구는 13천 정도, 넓이는 우리나라 3배 정도, 날씨는 항상 구름이 끼어 있는 상태이면서 비가 많이 내린다. 흑수현으로 이동하는 도로는 어제 비가 많이 내려 산사태로 13~15시간이나 걸렸단다. 오늘도 현지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단다. 중식 후 요금 계산하고 드디어 산행을 위해 봉고차 2대로 이동하게 된다. 1호 차는 금연 차 2호 차는 흡연차로 나누어 탑승. 드디어 중국 여행이 시작된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20년 전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지금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라 중간마다 도로 공사로 인해 지체와 서행이 짜증을 나게 한다. 그렇지만 현지인들은 언제나 그런 듯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유롭다. 예로 들면 도로 중간에 차가 주차되어있어 차가 수십 대씩이 밀려도 누구 하나 경적을 울리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탄 차 기사는 거의 환상의 추월과 과속을 일삼는다. 그래야만 베스트 드라이버라니. 나 역시 차를 무섭게 몰지만 난 아무것도 아니다. 2차선에서 옆에 차가 추월하고 있는데 그 옆으로 또 추월할 정도인지라 거의 환상의 수준이다.

 

앞에 탄 가이드한테 무섭죠 하고 물어보았더니 평상시 그러고 다녀서 지금은 면역이 된 상태란다. 어제 산사태로 길이 밀린다고 비포장도로로 달리가는데 환상의 수준이다. 아니 중국 여행은 이렇게 운전하지 않으면 언제 목적지에 도착할지 모른단다. 그러니 할 말이 없다.

 

성도(청두)에서 흑수현으로 이동하는 도로는 장강(양쯔강)을 끼고 이어지는 도로이다. 장강의 길이는 6,300km로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이란다.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점은 우리나라는 수력발전은 댐을 막아 대단위 발전을 하는데 이곳 장강(양쯔강)은 수량이 풍부해서 소규모 발전소가 곳곳에 많이 있다. 이 강에서 생산되는 전기가 청두의 전기 생산량이 80% 이상이란다.

 

 

 

18:00 조금 지나자 식당과 호텔(모현 국제모현호텔)이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 저녁을 먹는데 향과 기름으로 볶은 음식을 먹지를 못한다. 앞으로 3시간 정도 더 가야 흑수현에 도착한단다.

 

흑수호텔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은 시간이다. 방을 배정받은 후 짐을 풀었는데 여러 곳에서 불만을 이야기한다. 흑수현 최고의 호텔이라는데 화장실 청소도 되어있지 않고. 방에 전화기도 없고 정말 엉망이다. 이 호텔(초대소)은 관공서에서 운영한다는데 그래서 그런 것 같다. 짐을 정리한 후 호텔 방에서 술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눈 후 내일을 위해 일찍 잠나라로.

 

흑수현 지역은 아바 장족(티베트 쪽)이 사는 지역으로 이 지역이 타지인에게 개방되는지가 14년 되었단다. 관광 수입이 가장 큰 수입이면서, 가 주 생산품이란다.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 많이 뒤떨어지나 보다. 이 호텔의 바로 밑 건물은 중화인민공화국 ??하는 사무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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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정은 차량으로 45분 이동, 고소적응을 위한 짧은 거리를 운행 하는 것이다. 07:30 기상 아침 식사 후 카라반을 위한 짐을 다시 패킹하고 기념 촬영 후 출발, 비포장도로를 달려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마지막 마을에 도착하니 마을 주민들이 나와서 손뼉을 치면서 하얀 스카프를 하나씩 걸어준다. “먼 길 오느라 수고했으며 환영한다라는 아바 장족(티베트 쪽)의 인사란다.

 

대원들은 일일 산행에 필요한 짐만 챙기고, 나머지는 포터가 운반하기로 하고, 짐을 나눈다. 기념 촬영 후 본격적으로 카라반 시작.

 

 

 

고소적응을 위해 아주 천천히 산행 시작. 임도가 끝나자마자 바로 오름길이다. 흑수현이 해발 2,600m 이곳이 2,800m 정도 되나 보다. 오름길을 쉬엄쉬엄 오르며 야생화를 찍어가면서 오르는 데 정말 아름답다.

 

잠깐 쉬는 사이 말이 우리 짐을 싣고 우리 앞을 지나간다. 하지만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걷다 보니 마을에 도착. 해발이 2,900m을 넘어간다.

 

 

 

점심을 먹기 위해 산행 가이드인 노노 집에 도착해 보니 먼저 온 현지인들이 중식으로 라면을 끓이고 있다. 아바장족(티벳족)들의 가옥 형태는 3층으로 되어있고 1층은 마부 간, 2층은 주방과 가족들이 살 수 있는 방, 3층은 손님방으로 구분해서 집을 짓는 것이 보통이란다.

 

결혼 후 남편은 3~5년 동안 집을 지으며, 나머지 생활은 여자들이 일하는 것이 보통이란다. 즉 남자는 평생 살아갈 집만 한 채 마련하면 되는 것이란다. 즉 남자의 천국.

 

노노 집에서 점심을 먹고 거실에 들어가 보니 전에 산행한 현대산업개발팀의 산악회기가 걸려 있다, 우리도 회기를 걸어두고. 베란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아직 아무도 오르지 못한 미답봉인 오타이메이가 구름 속에 가려 일부만 보인다.

 

 

 

점심 식사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오늘 밤 묵게 될 만경대를 향해 출발. 출발하면서 현지 주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구경하면서 천천히 오른다. 중국은 56개의 소주 민족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인 아바장족(티베트족)의 생활이 우리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 새롭다. 살아가는 모습은 전혀 다르지만, 아직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 그 자체인 것 같다

 

어린아이에게 과자를 주는데도 먹을 줄 잘 모를 정도다. 중국의 정책 중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소수민족 우선이라 그런지 그 높은 곳의 마을에 차가 올라올 수 있도록 도로 개설해주었다는 점 또한 특이할 정도다. 비록 차, 경운기는 못 올라올지라도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할 정도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올라서니 들꽃의 낙원이다. 꽃에 묻혀 사진도 찍고 에델바이스도 구경하며 위를 바라보니 바로 오늘 우리가 잠을 잘 해발 3,200m 만경대란다.

 

 

 

  천천히 올라 만경대에 도착해 보니. 들꽃, 초원 위에 풀을 뜯고 있는 말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이곳에서 고소적응을 위해 쉬기로 하고. 텐트를 치고 산행에 관한 토론 및 현지인들이 가지고 온 창(우리나라 막걸리와 같음), 듬육(파키스탄에서 먹어본 짜파티 같음 다른 점은 두께 차이다)을 먹기에 조금 얻어 먹어본다. 그러고 나니 할 일이 없다. 윷놀이와 오타이나 오타이메이 오타이지를 구경하면서 고소적응을 위한 휴식에 들어간다.

 

 

 

이곳에는 5,000m 넘는 산이 3개다. 오타이메이, 오타이지, 오타이나이다. 그 산들은 중국말을 풀어 보면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다. 그중 우리가 가는 오타이나가 아들산이며, 오타이메이는 어머니, 오타이지는 아버지산이다. 하지만 오타이메이와 오타이지는 산세가 험해 아직 인간의 오름을 허락하지 않은 산이다.

 

 

아바 장족들은 가무를 즐긴단다. 카라반 중에도 노래를 부르는데 소리가 좀 특이하고 노래를 하면서 짐을 운반하곤 한다. 그래서 저녁 식사 후 현지인들한테 노래 불러 달라고 했더니 아주 아름다운 목소리로 수준급의 노래를 한다. 노래자랑 후 내일을 위해 일찍 잠나라로.

 

<729>

 

 

 

 

새벽에 일어나 텐트 문을 열고 밖을 보니 하늘이 맑다. 담배를 피우는데 하루살이 같은 것이 앞에서 어른거리더니 자꾸 물어댄다. 하루살이인 줄 알았는데 작은 모기다. 아침을 먹는데 먹을 수 없을 정도로 귀찮게 한다.

아침을 먹고 났더니 어제 마을로 내려간 주민들이 말과 함께 올라온다. 산행 준비를 마친 후 현지인들과 기념 촬영 후 산행 시작. 5,000m가 넘는 산에 눈이 없는지. 왜 고소가 적다는 건지 이해가 간다. 해발 3,200m가 넘었는데 밀림과 같은 숲이 계속 이어진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고산병, 3,200m에서부터 고소 증상이 시작되었으니 앞으로가 더 걱정된다. 천천히 오르다 보니. 이 깊은 산중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겨울철에 야크들을 가두는 막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점심을 라면으로 먹고 휴식을 취한 후. 베이스를 향해 또 전진

 

 

 

이곳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물은 석회수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끓이지 않고 물을 마시면 바로 설사를 하고, 세면을 하면 허물이 벗겨진단다. 현지인들 역시 전부 씻지 않아 아주 더럽고 냄새가 지독하다. 왜 현지인들이 씻지 않는지를 물어봤더니 현지인들은 우리를 이해 못 한단다. 얼마나 더러우면 날마다 씻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데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요즈음은 일 년에 한두 번이라도 씻는다는데. 그걸로 만족하면 된단다.

 

 

산의 높이가 높아서 그런지 계곡물은 줄어들 기미가 없고, 대원들은 서서히 고산병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드디어 오타이나 산이 보인다. 나중에 보니 전위 봉이었지만 그래도 베이스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거다.

 

갑자기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옷을 입고 더위와 고소에 시달리면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른다. 산행 가이드 챈의 모습이 보인다. “빨리빨리 베이스하고 외친다. 세계 어디를 가도 공통어가 되어 가고 있는 "빨리빨리"(이전 현대팀한테 배웠단다). 조금 더 오르니 베이스에 도착. 짐을 정리한 후 조금 있으니 비가 그친다. 이곳의 야크는 티베트의 야크들과 조금은 다르다. 짐을 정리한 후 기념 촬영, 저녁을 먹고 내일 산행을 위해 다섯 시에 기상하기로 하고 일찍 잠나라로.

 

 

밤새 내리던 비가 아침에도 계속된다. 산행을 위해 각자 옷과 간식 등을 챙겨 들고 모이기 시작한다. 06:40분 정상을 오르기 위해 출발.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첫 번째 연못있는 곳을 지나 힘들게 오르니 4,200m 지점에 호수가 보인다.

 

자연적인 호수인데 제법 규모가 크다. 기존 등산로는 이곳에서 바로 좌측으로 올라가는데 오늘은 비가 내려 기존 등산로보다 안전하게 호수를 끼고 돌아서 가기로 한다.

 

 

 

선두는 출발하고 후미에서 따라 올라가는데 선자와 은정이가 컨디션이 별로 같이 보인다. 호수를 끼고 돌아 절벽에 올라서니 선두가 서 있다. ? 그런지 물어보니 현재 속도로 가면 정상 등정 후 돌아오기 힘들 것 같단다.

 

고도계를 확인해 보니. 아침부터 오른 것이 이제 겨우 4,400이다. 방금까지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뀌고, 앞으로 남은 높이가 800이나 남았으니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상 공격은 나누어 정상에 오르기로 하고

 

컨디션이 좋은 인호, 명국, 연태, 만복대님, 은정이를 공격대로 먼저 출발시킨다. 종신이는 완전히 고산병에 맛이 갔다. 언제나 이 높이에서 고산병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걱정은 하지 않는다. 후미에서 쉬엄쉬엄 오르고 있노라니 은선이와 통역인 이명자 씨가 힘들어 포기한다.

그럼 쉬었다 내려가도록 하고. 난 정상을 향해 출발. 나 역시 무척 힘들다 여기에서 내가 내려가면. 나머지 대원들도 포기할 것 같아, 정상 공격조와 만나는 지점까지 갔다가 내려올 계획으로 전진을 한다.

 

 

 

마성이 형도 고산병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나 보다. 포기하고 싶은 얼굴이다. 힘들어하는 것에 동조하면 더욱더 약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못 본 체 그냥 앞서 올라선다. 선자도 힘든가 보다. 모든 것은 개인이 판단하도록 하고 정상을 향해 오른다. 그런데 정상 공격조에 있던 연태가 보인다.

 

배가 고파서 간식을 먹고 있나 보다. 그냥 두고 계속 Go. 얼마나 더 가야 정상인지 구름에 가려 감이 잡히질 않는다. 너덜지대의 조그만 능선에 올라서니. 앞에 봉우리가 보인다.

 

 

 

  11:00 오타이나 정상이 아직 멀었나 하고 위를 바라보니. 정상에 사람이 오르고 있다. 그리고 회기를 흔드는 모습이 보인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정상에 올랐다.

 

환호성을 지르며. 쉬고 있노라니 뒤에서 힘들게 오르던 선자가 지나간다. 정상이 저기라면 여기에서 30분이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힘이 솟아난다. 힘들게 정상을 향해 전진하는데 정상 등정 후 만복대, 인호가 내려온다. 아마 고산병에 시달리나 보다. 축하한다는 인사를 나눈 후 난 정상을 향하여 힘들게 오른다.

 

 

정상에는 명국이가 올라오는 사람들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정상에 도착해서 기념 촬영 후 마성이 형이 오르고, 이어서 선자가 올라오고 있다. 그리고 철수하려는데 저 멀리 종신이가 오르고 있다. 조금 있으니 연태가 내려가다 종신이를 데리고 다시 올라오고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11:30 이렇게 해서 은선이를 제외한 9명의 대원이 오타이나 정상에 발 도장을 찍는다.

"이것은 바로 한국인으로는 최초요

"중국에 이은 두 번째 등정 한 나라얼마나 대단한 성과인가, 새로운 기록을 오타이나 정상에 남기고 하산을 서두른다.

 

올라올 때보다 눈이 더 내린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내린다. 아마 이 눈이 쌓이면 하산이 힘들 것 같아 하산을 서두른다.

 

 

 

아침부터 비를 맞아서 그런지 대원들 얼굴이 다들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아마 다들 고소와 추위에 떨어서 그러겠지, 하산하는 뒷모습이 힘이 없다. 저 멀리 호수 위를 내려가고 있는 은선이와 명자의 모습이 보인다. 하산을 서둘러 보지만 배가 고파서 전진이 더디다.

호수 위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출발. 그런데 이게 뭔가. 고산병 증상이 아주 심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옷을 꺼내 입고. 간식과 사탕을 먹고 걸어보지만. 갈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일단 선두는 출발시키고. 호수 시작 부분에서 힘들어하던 종신이가 쉬고 있는데 난 거기에서 쓰러지고 만다.

 

선자와 인호가 물을 주고 간식을 주어서 억지로 먹고 정신을 가다듬고 하산을 서두른다. 이 속도로 내려가다가는 내가 먼저 쓰러질 것 같아서 종신이를 인호와 선자한테 책임지도록 하고 나 먼저 내려간다. 하산을 서두른다. 마음만 급하지 걷는 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첫 번째 호수를 만나 조금 더 내려가 보니. 저 멀리 가이드 노노가 보인다. 올라오라고 소리를 지른다(come on! come on!) 노노가 올라온다. 종신이 배낭을 가지고 오라고 한 후. 힘들게 베이스에 도착해 보니 아무도 없다. 다들 힘들어서 텐트에서 자고 있다.

 

따뜻하게 끓여 놓은 호박죽을 먹으라고 준다. 고마워서 먹어보지만 먹히질 않는다. 설탕이 조금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설탕을 달라고 해보지만, 현지인들은 "sugar"라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전 세계 공통어인 body language를 총동원했더니 뭔가를 준다. 맛을 보니 소금이다. 설탕 먹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따뜻한 거로 만족하면서 호박죽을 억지로 먹는다. 따뜻한 것이 들어가니 정신이 조금 든다. 정신을 가다듬고 있노라니. 후미가 내려온다. 종신이 보고 따뜻한 것을 좀 먹으라고 종용해보지만. 아무런 생각이 없나 보다.

 

이렇게 해서 아무런 사고 없이 오타이나 등정을 마무리했다. 일단 텐트에 들어가서 젖은 옷을 갈아입고 한숨 자고 났더니 비가 그쳤다. 저녁때 나가서 축하주를 하면서 성공담을 이야기하다 보니. 마냥 즐겁다.

만복대님은 노노가 정상을 가면서 도와준 것이 마냥 고마운지 우모복을 선물로 준다. 우리도 챈과 이명자한테 우리의 유니폼을 하나씩 선물한다. 한국 사람의 후한 인심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제하려고 했지만. 마음씨 고운 만복대

노노 이놈아 우모복을 몇 년이나 안 빨고 입고 다닐지 걱정이다.

 

<731>

 

 

 

  늦은 시간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 밖에 나가보니 어젯밤이 무척 추웠나보다 온산이 서리로 하얗다. 아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어제 날씨가 이렇게 좋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대원들을 기상을 시킨 후 얼굴들을 보니 고소에 시달려 얼굴이 다들 팅팅 부어있다. 어제 비에 젖은 장비들을 말리는 모습이 꼭 패잔병의 모습이다.

 

 

오늘은 3일 동안 올라온 길을 하루에 내려가야 한다는 생각에 하산을 서두른다. 그런데 우리가 누구인가 속도전에서는 항상 강자이니. 3,400m보다 낮게 내려서니 고산병 증상이 사라졌다. 내려오면서 앞에 보이는 산의 모습과 운무가 일품이다. 통역인 가이드는 힘들다고 난리다.

 

 

 

  종신이는 아침부터 눈이 따갑단다. 그러더니 눈에서 눈물이 자꾸 난다. 일사병도 아닌데 혹 눈병이 걸렸나. 의심하는데 본인은 아니란다. 나중에 병원에 가서 안 사실이지만 흠이 생긴 고글 때문에 적외선이 강한 햇빛을 봐 각막이 손상되었단다. 높은 산에서는 좋은 고글을 꼭 써야 한다는 사실.

 

 

 

 

만경대 옆을 지나는데 만경대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현지인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다. 현지인한테 물어보니 오늘 장족들이 불을 피우는 날이란다. 뭣 때문에 불을 피우는지는 모름. 기념으로 에델바이스를 몇 개 채취한 후 여유롭게 내려오면서 올라가면서 못 찍은 야생화를 사진으로 담으며 노노 집에 도착.

 

점심을 먹고 등반성공 기념으로 올라가면서 걸어둔 회기에 등정 날짜를 적어둔 후 마을까지 하산. 마을(덕사회천)에 도착해 보니. 우리가 타고 갈 봉고차가 기다리고 있다.

구멍가게에 들려. 위에서 먹고 싶다고 노래 불렀던 시원한 맥주가 있는지 가게 안을 둘러보지만, 맥주가 없다. 밖에 나와 있는 맥주를 발견. 하지만 이곳은 냉장고가 없어서 따뜻한 맥주만 있단다, 온 맥주(한 병에 3위엔 우리 돈으로 450)를 먹고 현지인들에게 수고했다고 한 병씩 사주고. 산행을 마무리한다.

 

아직 미답봉인 오타이메이 오타이지를 내년 여름에 한 번 시도해 보기로 한다. 하지만 아직 아무런 자료가 없으니. 현지인들에게 자료를 보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올해 8월에 중국대가 오타이메이를 등정하러 들어온단다.

 

그 자료를 보고 최종 검토한 후 내년에 우리가 다시 오겠노라고. 현지인들과 약속한다.

 

이번 등반은 대원 간에 한 번의 트러블. 큰소리, 짜증 없이 모든 것을 알아서 척척 해주는 정말 멋진 원정이었다고 자평을 하면서

 

함께한 대원 여러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또한 우리를 성원해 주신 모든 분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