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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목록

숲이 있어 길도 있다

by 에코 임노욱 2019. 5. 13.


비밀스런 숲을 지나 마주하는 시원의 대평원
모두가 기다리는 세상을 펼쳐 보인다

빽빽하게 우거진 정글 같은 숲이 눈앞을 떠억 가로막고 있다. 이게 첫 시집을 상재하는 김인태가 그려 보이는 세상의 암울한 현재 태일 터, 그곳을 헤쳐 나갈 방도가 보이지 않을 만큼 이 숲은 완고하기만 하다.

하지만 시집의 제목이 암시하듯 숲이 있어서 비로소 길도 있는 법이다. 강이 있어서 다리가 생겨나는 이치인 것처럼 김인태의 시들은 질곡의 현상들을 먼저 읽어낸 다음, 돌연 숲 사이로 감춰져 있던 희미한 길 하나를 찾아내 우리에게 제시해준다. 김인태의 전략이고 그가 구사하는 어법이기도 하다.

시를 다 읽은 느낌이 꼭 그러하다. 위험하고 비밀스런 숲을 지나자마자 눈앞에 장대하게 펼쳐지는 시원의 대평원을 마주하는 그런…… 김인태가 기다리는 세상이 바로 그것이며, 나는 이 길의 존재를 틀림없이 믿는다. 이는 곧 김인태가 스스로 인정하듯 저 19세기 독일 시인이었던 횔더린의 시 그림자에서 벗어나 장차 열어 보일 시 세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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